본문 바로가기

초보엄마일기

오늘은 슈퍼블루문이 뜬다.

늦은 저녁을 먹고 상 정리를 하는데 둘째놈 전화기가 시끄럽게 울린다.

 

"야! 오늘 겁나게 큰 달 뜬다? 보러 안 나올래?"

 

그 말을 들은 둘째놈은 식탁 정리를 하다 말고 우리를 멀끔이 쳐다본다. 나가면 안되냐는 무언의 표현이다.

엄빠가 아무런 대답이 없자 둘째놈이 큰소리로 말한다.

 

"겁나 큰 달? 아~ 나도 보러 가고 싶다!"

 

보다못한 신랑이 콧웃음 치더니 보러 가고 싶으면 얼른 하던거 마저 하고 나가자고 제안하자 둘째엄놈 손이 번개같이 빨라졌다. 엄빠가 나가자고 준비하랄땐 세월아, 네월아 늦장을 부리더니 친구가 기다린다고 서두르는 녀석의 뒷통수를 보자니 괜시리 주먹이 오르락 내리락 했다.

 

식탁 정리가 끝나고 세 아이를 몽땅 데리고 밖으로 나가니 둘째놈 친구가 동생과 둘이 나와있었다.

달이 잘 보이는 곳으로 가려면 아파트 뒷쪽으로 가야한다고 우리를 이끄는 폼이 이미 한 번 달을 보러 내달리고 온 듯 했다.

 

달이 보이는 곳에서 우리 아이들 세명과 다른집 아이들 두명, 다 합쳐서 일곱명이 나란히 서서 말도 못하게 크고 밝은 달을보면서 사진을 찍었다. 아마 지나가는 사람들은 아이가 다섯인 집인 줄 알았을거다. 

 

오늘이 지나면 14년 후에나 볼 수 있다는 슈퍼 블루문을 본 이 날을 요 다섯 꼬맹이들이 어른이 되어서도 기억 할 수 있을까? 엄빠는 커다랗고 예쁜 달과, 조잘거리는 다섯 꼬맹이들을 꼭 기억하고 있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