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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자서전

부부싸움은 칼로 물베기?

우리는 11번째 결혼기념일을 같이 보낸 12년차 부부이다.

보통 12년차 부부라고들 하면 굉장히 나이가 많은 중년 부부를 떠올릴텐데 아쉽게도 나는 아주~아주 어린 나이에 결혼을 해서 아직도 30대 초중반이다.

 

 

년차가 좀 된 부부들을 보면 다들 전우애(?)로 산다거나 남매와 다름 없다고들 한다.

그만큼 싸우는 일도 없이 순조롭게들 살거나 아니면 아예 돌아서 남이 되었거나 둘중 하나라고들 하는데 우리는 그 두가지 경우에 모두 해당하지 않는다.

 

초고속으로 결혼과 출산을 경험해서 그런지 신혼이 없었던 우리는 12년차가 되었지만 아직 둘만 있는 시간엔 꽤나 달달한 사이다. 신랑은 워낙 스킨쉽을 좋아하는 사람인데다 아직까지 콩깍지가 벗겨지지 않았는지 여즉 나만큼 예쁜 여자가 없다고 한다. (신랑이 말하길 얼굴만 예쁘지 성격은 개차반이라고...ㅎ)

나역시 이 긴 세월동안 뻘짓 안하고 열렬히 나만을 바라보는 이 남자가 좋아서 지금까지 알콩달콩 잘 지내고 있다.

 

 

하지만 아직 혈기왕성한 30대여서 그런지 가끔 싸우곤 한다.

거의 대부분이 상대를 존중하지 않는 말과 행동이 서운해서 말싸움이 되는데 나는 주로 짜증이 나면 한숨을 푹푹 내쉬는 편이고 그걸 보는 신랑은 화가나서 언성이 커진다. 또 나는 소리치는 신랑의 행동이 마음에 안들어 쏘아붙이면 신랑은 말꼬리를 잡고 이렇게 돌고 돌다 서로 입을 닫아버린다.

 

집안은 냉랭한 기운이 돌고 괜시리 아이들은 눈치를 본다.

이런 싸움이 서로에게도 그리고 아이들에게도 굉장히 좋지 못한건 스스로도 알고 상대도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왜 고쳐지지 않는걸까?

 

 

남의 일이면 이러쿵 저러쿵 조언도 잘 해주었을 간단한 일도 내일이 되니 말 한마디 꺼내기가 왜 이리 어려운걸까?

자존심을 내려두고 내가 먼저 다가가면 될 일을 상대가 먼저 숙이고 들어오길 바라니 해결이 안되는건데..

 

 

부부는 10년을 넘게 살부비고 살았어도 어렵구나.

 

 

....이번 싸움은 몇일이나 지나야 끝나게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