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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싸움은 칼로 물베기? 우리는 11번째 결혼기념일을 같이 보낸 12년차 부부이다. 보통 12년차 부부라고들 하면 굉장히 나이가 많은 중년 부부를 떠올릴텐데 아쉽게도 나는 아주~아주 어린 나이에 결혼을 해서 아직도 30대 초중반이다. 년차가 좀 된 부부들을 보면 다들 전우애(?)로 산다거나 남매와 다름 없다고들 한다. 그만큼 싸우는 일도 없이 순조롭게들 살거나 아니면 아예 돌아서 남이 되었거나 둘중 하나라고들 하는데 우리는 그 두가지 경우에 모두 해당하지 않는다. 초고속으로 결혼과 출산을 경험해서 그런지 신혼이 없었던 우리는 12년차가 되었지만 아직 둘만 있는 시간엔 꽤나 달달한 사이다. 신랑은 워낙 스킨쉽을 좋아하는 사람인데다 아직까지 콩깍지가 벗겨지지 않았는지 여즉 나만큼 예쁜 여자가 없다고 한다. (신랑이 말하길 얼굴만 예..
오늘은 슈퍼블루문이 뜬다. 늦은 저녁을 먹고 상 정리를 하는데 둘째놈 전화기가 시끄럽게 울린다. "야! 오늘 겁나게 큰 달 뜬다? 보러 안 나올래?" 그 말을 들은 둘째놈은 식탁 정리를 하다 말고 우리를 멀끔이 쳐다본다. 나가면 안되냐는 무언의 표현이다. 엄빠가 아무런 대답이 없자 둘째놈이 큰소리로 말한다. "겁나 큰 달? 아~ 나도 보러 가고 싶다!" 보다못한 신랑이 콧웃음 치더니 보러 가고 싶으면 얼른 하던거 마저 하고 나가자고 제안하자 둘째엄놈 손이 번개같이 빨라졌다. 엄빠가 나가자고 준비하랄땐 세월아, 네월아 늦장을 부리더니 친구가 기다린다고 서두르는 녀석의 뒷통수를 보자니 괜시리 주먹이 오르락 내리락 했다. 식탁 정리가 끝나고 세 아이를 몽땅 데리고 밖으로 나가니 둘째놈 친구가 동생과 둘이 나와있었다. 달이 잘 보이는 곳..